칼럼 성범죄
서초성범죄전문변호사, 강제추행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합의서에는 무엇을 쓰나요?
합의해도 처벌을 피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강제추행은 2013년 6월 19일부터 친고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와 재판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형법 제298조), 합의는 처벌을 없애는 사유가 아니라 형을 정할 때 참작하는 범행 뒤의 정황입니다(형법 제51조).
강제추행 친고죄 폐지 이후
예전 형법에는 강제추행을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규정(제306조)이 있었지만 2012년 개정으로 삭제되었습니다. 지금도 강제추행 친고죄를 검색하는 분이 많은데, 현행법에서는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내도 공소기각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 통신매체이용음란(같은 법 제13조)도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는 죄입니다.
그래서 성범죄 합의의 목적은 사건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처분과 형을 가볍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른 채 합의금만 건네고 끝났다고 생각하면 이후 조사 대응을 놓치게 됩니다.
성범죄 합의가 처분에 미치는 영향
수사 단계에서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정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7조). 초범이고 추행 정도가 무겁지 않으며 피해 회복이 된 사건은 기소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소된 뒤에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선고에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됩니다. 1심 이후에 합의가 되어도 항소심에서 양형 사유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가 모든 불이익을 지우지는 않습니다.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같은 처분이 따로 판단됩니다. 이 부분은 합의 여부와 별개로 정해집니다. 성추행 합의를 할 때 이런 부수 처분까지 염두에 두고 시기와 방법을 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성추행 합의서에 들어갈 내용
성추행 합의서나 강제추행 합의서에는 보통 다음 항목을 적습니다.
- 사건 특정: 일시와 장소, 알 수 있다면 사건번호
- 합의금 액수, 지급 방법, 지급 기한
-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 이 사건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더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
- 합의 사실과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비밀유지 문구
- 당사자 서명 또는 날인과 신분 확인 방법
수사기관과 법원이 가장 먼저 보는 부분은 처벌불원 문구이므로 "피의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씁니다. 합의금을 나눠 주기로 했다면 피해자는 다 받을 때까지 처벌불원서를 내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급 일정과 처벌불원서 제출 시점을 함께 적어 두어야 나중에 다툼이 생기지 않습니다.
성범죄 합의금은 법에 정해진 기준이 없습니다. 추행의 방법과 정도, 피해자가 치료나 상담을 받았는지, 일상생활에 생긴 지장, 사건 뒤 가해자의 태도가 함께 고려되어 당사자 사이에서 정해집니다. 합의서 원본은 피해자 측이 직접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제출 여부를 확인할 방법도 미리 약속해 둡니다.
강제추행 합의 진행 방법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수사기관과 재판 관여자는 피해자의 이름, 주소, 직업처럼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되고(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 제1항), 피해자 측이 연락처를 알려 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직접 찾아가거나 거듭 연락하면 2차 피해나 협박 문제로 번질 수 있으므로 변호인을 통해 수사기관에 합의 의사를 전하거나 피해자 측 변호사와 협의합니다. 성폭력 피해자는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정할 수 있어(같은 법 제27조 제1항·제6항) 실제로는 변호사끼리 조건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끝내 거절하면 형사공탁을 검토합니다.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몰라도 법원과 사건번호로 피해자를 특정해 공탁할 수 있고(공탁법 제5조의2), 법원은 공탁이 있으면 판결 선고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6). 피해자가 공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양형에서의 무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합니다.
서초에서 사건이 진행될 때
서초구에서 일어난 사건 가운데 양재·잠원·내곡·우면동 등은 서울서초경찰서가 수사합니다. 방배동과 반포동은 서울서초경찰서와 서울방배경찰서가 동네별로 나눠 맡습니다. 송치 뒤에는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하며 기소되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열립니다. 합의는 송치 전에 이루어질수록 처분에 반영될 여지가 크므로 경찰 출석 일정이 잡혔다면 그 전에 합의 방향부터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이 직장이나 모임에서 일어났다면 주변 사람을 통해 피해자에게 말을 전하는 일도 조심해야 합니다. 선의로 한 연락이라도 피해자가 압박으로 받아들이면 합의가 멀어지고 양형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조사 전에는 사실관계를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먼저 정리해 두어야 합의 제안의 방향도 정해집니다.
관련 사례
성범죄 합의는 시점과 문구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검토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서초지사(서초중앙로 123 엘렌타워 13층) 상담 전화는 010-2001-9572입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 프런티어 서초지사 백준기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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